탈모의 원인과 호르몬

오창민 기자 | 기사입력 2013/06/18 [21:42]

탈모의 원인과 호르몬

오창민 | 입력 : 2013/06/18 [21:42]

▲ 도움말 : 부산맥스웰피부과 대표원장 김택훈     ©
우리가 흔히 대머리라고 부르는 탈모증상은 남성형 탈모증을 말합니다.

남성형 탈모증은 역사적 기록에도 있듯이 인류가 수 천 년을 고민해온 문제이죠.

대표적인 예로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도 대머리였습니다.

히포크라테스는 대머리를 치료하기 위해 여러 가지 처방을 했지만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의 탈모 증상까지 치료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남성형 탈모증상은 왜 생기는 것일까?

남성형 탈모의 원인은 한 두 가지로 열거할 수 없고 여러 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탈모를 경험하는 많은 분들이 스트레스도 줄이고 술과담배도 중단하고 식습관을 완벽에 가깝게 조절해도 탈모가 호전되지 않고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고 이럴 때 과연 원인이 무얼까 궁금해지게 됩니다. 이런 탈모증상 발생에 남성호르몬이 관여를 한다는 것이 근세에 들어서면서 밝혀졌습니다.

거세를 한 남성들에게서는 남성형 탈모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과, 거세한 남성에게 남성호르몬을 투여하니 남성형 탈모증상이 생기는 현상을 관찰하고서 남성형 탈모증은 남성호르몬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대머리는 정력이 세다’ 라는 속설도 생겼나 봅니다. 그러나 ‘대머리는 정력이 세다’ 라는 속설은 틀린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남성형 탈모증상이 생기는 사람은 남성호르몬이 많아서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히 말하면 남성호르몬이 많아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남성호르몬은 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호르몬을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필요합니다.

그런 수용체가 모낭에 있는데 탈모가 생기는 부위의 모낭은 남성호르몬이 모낭에 있는 수용체에 결합을 하면 모발의 성장을 방해하는 신호를 유도해서 결과적으로 모발이 잘 못 자라게 해서 점점 가늘어지고 짧아지면서 마치 퇴화하듯이 줄어들게 만듭니다.

그러니까 남성형 탈모증상이 생기는 것은 호르몬이 많아서 생기는 현상이 아니고 호르몬이 결합하는 수용체의 반응이 탈모를 유발하는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남성호르몬이 많아서 탈모가 생기는 것이 아니고 남성호르몬과 결합하는 수용체의 반응이 다른 사람보다 더 활발하게 일어나는 사람의 경우 탈모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탈모가 심해도 머리털 중에서도 뒷부분인 후두부는 항상 유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후두부쪽 모낭은 남성호르몬 수용체가 작용하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탈모가 침범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럼 남성호르몬과 반대의 특성을 갖고 있는 여성호르몬은 모발에 어떻게 작용을 할까요?

여성호르몬은 모발이 더 오랫동안 잘 자라도록 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까 탈모 증상이 생기지 않게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해 줍니다.  

여성이 임신을 하면 상대적으로 여성호르몬이 높게 유지되기 때문에 임신 동안에는 모발이 휴지기로 넘어가는 것을 억제해 주며 상대적으로 생장기 기간을 길게 해 주기 때문에 머리가 덜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출산을 하면 여성호르몬이 임신 기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아지므로 한꺼번에 모발이 많이 빠지게 됩니다. 또 폐경이 되면 상대적으로 여성호르몬이 적어지므로 여성들은 폐경기 이후에 탈모증상이 뚜렷해 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탈모는 호르몬 균형이 다시 돌아오게 되면 탈모도 회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호르몬이 탈모에 작용하는 것을 알고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도 있습니다. 남성형 탈모증상은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도 치료 못했고, 수많은 우리 인류 조상들이 치료방법을 찾으려고 했지만 수십 년 전까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남성형 탈모의 진행을 막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약물치료로 이런 남성형 탈모의 진행을 막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약물이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약물로, 또는 남성호르몬과 반대의 작용을 하는 호르몬제로 알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남성형 탈모를 치료하는 이 약물은 남성호르몬을 억제하지도 않고, 남성호르몬과 반대작용을 하는 호르몬제도 아닙니다. 

남성형 탈모증을 치료하는 이 약물은 어떻게 탈모의 증상을 억제하는 것일까요? 

남성호르몬은 몇가지 화학적인 변화를 거치면서 작용을 하는데, 우리 몸에서 가장 많고 일반적인 남성호르몬의 역할을 하는 것은 Testosterone 형태의 남성호르몬입니다. 그런데 Testosterone 중에서 일부는 어떤 효소를 만나면 DHT(Dehydrotestosterone)형태로 바뀌게 됩니다. 이 DHT가 남성호르몬 수용체에 결합을 해서 모발의 성장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남성형 탈모증상을 생기게 하는 것은 남성호르몬 중에서도 DHT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Testosterone에서 DHT로 변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효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 효소가 5-알파 리덕타제(5-α reductase)입니다. 이 효소는 두피의 모낭 근처에 있어서 주된 남성호르몬인 Testosterone 중에 일부를 DHT로 변환 시키고 이 DHT가 남성호로몬 수용체에 결합을 하며 모발의 성장을 억제하는 신호를 발현 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남성형 탈모증을 치료하는 복용하는 약물은 5-알파 리덕타제라는 효소의 기능을 억제하는 약물입니다. 이 효소의 기능을 억제하면 DHT의 생성이 억제되고 결과적으로 남성형 탈모증상을 상당부분 억제하게 되는 원리로 치료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남성형 탈모를 치료하는 이 약물은 남성호르몬을 억제하거나 남성호르몬의 반대작용을 하는 호르몬제도 아닙니다. 오히려 이 약물을 사용해서 5-알파 리덕타제라는 효소의 기능을 억제하면 주된 남성호르몬인 Testosterone은 조금 더 많아지게 됩니다. 그러나 Testosterone이 DHT로 변화되는 양이 아주 적기 때문에 약물 복용으로 Testosterone이 증가되는 양은 아주 적습니다. 

그러나 남성형 탈모를 치료하는 약물이 주된 남성호르몬인 Testosterone을 억제하거나 양이 줄지는 않습니다.

이런 남성형 탈모증을 치료하는 약물은 현재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제제와 두타스테리드(Dutasteride) 두 가지가 있습니다.

탈모치료에서 여성호르몬을 이용하는 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 연구되었던 분야입니다.

그러나 남성형 탈모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여성호르몬을 사용하는 것은 여성호르몬에 의한 남성의 여성화 현상 때문에 이용될 수가 없고, 여성에서도 장기적으로 여성호르몬을 사용할 경우 유방암 같은 일부 여성암의 발생이 많아 질 수 있기 때문에 탈모치료제로 여성호르몬제를 이용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여성호르몬 중에서 베타 에스트라디올(β-Estradiol)을 알파 폼으로 바꾼 알파 에스트라디올(α-Estradiol)을 바르는 형태로 탈모 치료제로 이용을 하는데, 이 알파 에스트라디올은 두두피 발랐을 때 탈모를 치료하는 효과를 보이지만 소량이라도 몸 속으로 흡수가 되었을 때 여성호르몬으로서의 기능은 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게 탈모치료제로 이용이 되고 있습니다.

탈모증상은 아직도 더 연구가 필요하지만 많은 경우 원인에 맞게 치료하면 좋아질 수 있는 중상입니다.

머리가 빠진다는 증상은 같지만 원인이 다르고, 진행하는 모습도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식 수준에서 스스로 치료하다 보면 시기를 놓쳐서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생깁니다.

탈모증상이 생기면 주변에 도움을 구하거나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렇게 하면 탈모증상도 다른 피부 질환이나 증상처럼 모두 치료될 수 있습니다.
 

자료제공 부산맥스웰피부과 김택훈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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