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매거진 차정윤 기자]일년 중 가장 풍요로운 달이 왔다. 벼가 누렇게 익어 바람에 흔들이는 황금들녁은 그것이 내 것이든 아니든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준다. 추수를 시작하는 농부들의 바쁜 움직임과 맑은 가을 하늘에 색색으로 물든 단풍이 어우러져 고향의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피면 온통 시멘트 숲으로 가로 막힌 삶 속에서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넉넉해지는 풍경이기에 다들 은퇴 후 그렇게도 귀농귀촌을 선호하는 것이 아닐까? 전국의 지자체들도 앞 다투어 귀농귀촌인구를 끌어안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 마련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은퇴 후 귀농귀촌을 꿈꾸고 있는 이들 중에서 이러한 위험부담을 없애고 농사일을 미리 체험하면서 조금씩 익숙해지기 위해서 주말농장을 방문하는 발길이 늘고 있다. 한때 어린자녀들의 교육을 목적으로 한 주말가족농장이 도시인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져 손바닥만한 땅 한 쪽을 위해 몇 달을 대기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속적인 경기침체 여파로 한동안 발길이 뜸해졌다가 이제는 직접 은퇴 후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다시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초고령화 시대, 농작물 가꾸기로 노후 건강 챙기자 사실 이런 친환경적인 귀농귀촌운동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 뿐 만이 아니다. 건강치유 주말농장은 이미 유럽 여러 선진국에서 도입되어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바 있다. 특히 독일 같은 나라는 이미 1860년대부터 <클라인 가르텐>이라는 소정원이 딸린 오두막집을 400만채나 전 국토에 널리 보급시켜 도시인들의 건강증진과 전원생활에 대한 갈망을 충족시켜 국민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던 사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노후건강전도사 김병관 전 서울시 재향군인회장은 초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귀농귀촌만이 건강한 노후를 지키는 비밀열쇠라는 생각에 이미 지난 2007년 경기도 김문수 지사의 적극적인 협조로 경기도청의 모국장과 김선교 양평군수, 이진용 가평군수를 비롯한 공무원 17명과 함께 선진사례연구를 위해 유럽의 여러 나라를 견학한 적이 있다.
경기도 양평,가평에서는 2008년부터 유럽 선진모델과 같은 작은 별장 갖기 운동을 전개하여 특정마을에 텃밭 50여평에 8평 규모의 소형주택을 5채씩 건축해 체재형 주말 농장이라는 이름으로 1년 단위로 임차를 실시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연간 사용료 6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몰려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이러한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현재 경기도에는 23개 마을에 115동의 체재형주말농장을 건설해 2촌5도 운동을 활발하게 전개중이다. 이후 경기도의 성공에 고무된 인근의 강원도와 충청도에서도 앞 다투어 주말농장 사업에 뛰어 들었지만 시민들의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물량으로 국민적 갈망을 해소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김병관 회장은 “제 고향인 경남 의령에서는 마을 회관이나 특정한 주택을 지정하여 10여명씩 노인들을 함께 생활하게 해 노년의 외로움을 달래고 생활비를 절감하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두는 모범사례가 되어 국정과제로 채택되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외롭게 홀로 생활하는 노인들에게 편안하고 안정된 공동생활 여건을 만들어 외로움과 생활비부담을 줄여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독거노인 공동거주제는 현재 45개 마을에 280명이 참여하고 있어 정착단계에 와 있다”며 “하지만 농촌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도시의 노년층에게는 마을회관 공동 주거제는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요원한 것으로 이를 대체할 만한 것이 바로 지금 추진하고자 하는 ‘건강치유 주말농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 전원주택단지에다 유럽처럼 공동체 공간을 확보하여 도시에서 누리는 문화생활은 물론, 함께 농작물을 키우는 주말농장까지 설치하여 예방의학으로 건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65세 이상 병원 진료비 2009년 108만원에서 2014년 390만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망국적인 현상도 건강치유 주말 농장만이 유일한 대안이다.”고 피력했다.
국민소득 2000불인 부탄왕국이 국민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다. 우리는 2만 불 시대지만 국민행복지수는 OECD 가입국 중 24위에 머물고 있다. 부끄럽게도 자살률은 세계 최고이고 세대 간 계층 간의 갈등이 위험수위다. 주말이면 가족들이 함께 농기구를 들고 주말농장으로 가는 유럽과 러시아같이 여가 문화를 바로 잡아야 이 망국적인 현상을 바로 잡을 수 있다고 김 회장은 말한다. 우리는 상업화·정보화 물결 속에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가 없어지고 씨 뿌리고 밭 가꾸며 땀 흘리는 노동선의 즐거운 자유정신도 멀리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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