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의글로벌노력 고대복식장점살린 우리 옷 연구가 ‘웅천’

오창민 기자 | 기사입력 2012/08/09 [12:35]

한복의글로벌노력 고대복식장점살린 우리 옷 연구가 ‘웅천’

오창민 | 입력 : 2012/08/09 [12:35]

[유레카매거진 오창민기자]우리나라는 기원전부터 북방 유목민족 계통의 복장인 바지와 저고리의 고유 민족복식을 착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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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중국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상(치마상)을 받아들여 바지위에 상을 입었고, 통일신라시대인 7세기 중엽에는 당의 관복인 단령을 지배 계급의 표의로 채용하여 이중구조를 나타내게 되었다. 

고려초기와 말기에는 송의복식, 원의복식순으로, 조선전기에는 명의 복식을 왕족들이 입었는데, 남자는 관복, 여자는 예복으로 받아들여 착용하였다. 이에 고유복식도 영향을 받아 길이나 선이 조금씩 변했으나, 그 기본 구조는 국속을 벗어난 것이 아니어서 복식문화의 이중 구조를 형성하며 대체적으로 조선말까지 그대로 전승된 전통성을 유지하여왔다. 

이 처럼 우리나라의 고대복식은 오랜시간 중국의 영향을 받으며 많이 변화해왔으며, 조선시대에 이르러 비로서 우리옷인 ‘한복’의 모양과 구조가 확립되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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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문화컨텐츠가 아시아 국가들에 많이 소개되면서 대한민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복을 입어보는 행사나 한복 구매를 사가는 경우가 상당히 늘어나고 있으며, 비슷한 예로 중국의 신혼부부들이 한복을 예단의 한 종류로 구매하는 경우도 적잖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한복을 국가 브랜드의 일환으로 육성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과 달리 한복에 대한 대중의 인식부족은 현재 한복을 계승하고 발전하려는 노력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명절에도 거추장스럽다는 이유로 외면당하는 한복의 현 주소를 타개하고자 하는 데에는 의견이 나뉜다. 개량하고 생활에 맞도록 변화를 추구하는 한복이 결국에는 한민족 고유의 의복 자체를 상실하게 한다는 주장과 현대인에게 외면 받지 않으려면 쇄신을 통해 한복을 입는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이 양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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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복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인식과 민간의 인식차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건도 있었다. 작년 4월 한국의 대표적인 신라호텔. 호텔뷔페에 들어가려든 한복 디자이너가 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입장을 거부당한 것이다. 당시 신라호텔 측에서 한복과 트레이닝이 출입금지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에 불을짚였다.

국내전통 우리 옷 연구가 디자이너 권 옥주(56)대표는 "신라호텔의 한복 출입금지는 땅에 떨어져 있는 한복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그리고 의식주 중에서 한옥과 한식은 세계화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마당에 왜 한복만 천대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지난 26년간 우리 옷 한복 연구가로 앞장서온 권대표를 부산 광안동에 위치한 갤러리 ‘웅천’에서 만나보았다. 


조선중기 이전의 디자인을 채택

웅천한복 작품의 컨셉은 동양화 한복 위주이다. 기본 디자인은 철저히 상박하후(上薄下厚)를 따르고 있으며, 때문에 치마는 조선전기와 그 이전의 디자인을 택하고 있고 저고리는 조선 중기의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한복의 기본 디자인은 시대적으로 구한말이며, 이때는 유교 사상이 절대적으로 자리 잡혀 있고, 외세의 탄압에 의해 한복에도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 한다. 곧 태평성대의 시대보다 직물이나 염색 등등이 풍부하지도 못하였기 때문에 한복의 의미가 소박한 아름다움 뿐 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게 된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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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흰색을 숭상 한 다라 하여 ‘ 백의민족 ’이란 인식 자체가 이런 고정 관념을 더욱 뒷받침하여, 사실 역사적으로 흰색을 입지 못하게 하는 움직임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웅천에서는 오히려 반대로 화려한 복식을 재현하는데 목적을 둔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복이 가지는 전통성만을 강조하기엔 그 기본은 의복이기에, 웅천에서는 디자인, 체형에 맞는 깃의 모양과 여성의 신체에서 가장 슬림하게 보일 수 있는 하이웨스트라인을 강조하여 이전의 한복보다 편하게 입을 수 있게 제작한다. 이는 한복이 가지는 역사와 의식을 현대적인 디자인을 가미하여 조화롭게 재해석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다른 한복 연구가는 전통성만을 강조하는데 급급하여 한복 시장이 더욱 쇠퇴해진 사실은 한복 업계에서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시장에서 주 수요자인 고객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기에 입을 수 있는 의복이 아니라 보는 의복으로 변질되었다. 

그렇기에 우리의 정체성과 독자성이 가미된 컨셉 기획으로 전통복식의 창조적 가능성을 제시하여 세계 시장에서 차별화된 한국적 패션을 정립하고 전통 이미지를 통한 패션 디자인의 표현영역을 확대한다. 권 대표는 전반적인 디자인을 담당할 수 있으며, 첫째 최시은(33)은 웅천의 작품들에 대해 考證을 맡고 있다. 대학 졸업 이후 디자인 스쿨에서 한복, 천연염색 지도자 과정을 수료한 후 부산 부경대학교 고대복식사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다. 둘째 최연정(30)은 매장 관리와 홈패션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으며, 셋째 최고운(28)은 제조업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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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최종모(56)은 웅천의 모든 작품의 동양화를 담당하고 있으며 又竹이라는 호로 동양화 작가로 활동중이다. 이렇게 함께 한 집안 내에서 가족 단위로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 옷을 좋아하는 이 가족들에게 끝으로 물어보았다. 한복에 대한 대중인식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제일 중요한 것은 한복과 한복 예절이 교과서에 들어가 어릴 적부터 한복에 대해 배워야 한다.” 또 성년식 같은 때에 우리 전통의상을 입고 예절을 배우는 등의 행사가 정착돼야하며, 이런 교육이나 행사를 어느 특정학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적으로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복은 단순한 전통 옷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이며 우리 민족의 유구한 역사를 품에 안고 있는 것이다. 오직 한복 하나만을 바라보며 노력해온 웅천의 열정에 감동의 세계화를 다시 한 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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