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사퇴, 향후 정국은?

곽노현 교육감 금품 제공 논란…10·26 재·보궐선거 변수

노일용 기자 | 기사입력 2011/09/05 [17:24]

오세훈 서울시장 사퇴, 향후 정국은?

곽노현 교육감 금품 제공 논란…10·26 재·보궐선거 변수

노일용 | 입력 : 2011/09/05 [17:24]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 발표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퇴하며 여야 모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개표가 가능한 33.3%의 벽을 넘지 못하고 25.7%선에서 그친 주민투표 결과는 유권자 약 70%이상이 ‘보편적 복지’에 손을 들어준 것을 반영한다. 보편적 복지는 말 그대로 부자든 가난하든 상관없이 모두에게 그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게 하는 것을의미한다. 다시말해 보편적 복지가 옳지 않다고 생각한 유권자 수가 채 30%도 안 된다는 말이다. [유레카매거진 노일용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26일 기자회견
“빨리 마무리하는 게 낫다고 판단”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민투표 불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났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달 26일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투표와 시장직을 연계한 만큼 투표결과를 받아들여 빨리 마무리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한나라당과 청와대 일각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오세훈 시장이 즉각사퇴라는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보궐선거 시기를 고려하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10월 보궐선거가 차라리 낫다’는 서울시 한나라당 다수의원들의 의견도 즉각사퇴를 결정하는데 일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 의견대로 10월에 사퇴할 경우, 조만간 국정감사를 치러야 하는 데다 내년 4월 보궐선거까지 6개월이 넘는 시정 공백에 대한 비판을 감내해야 할 상황이었다. 오 시장 개인으로도 정치적 상처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명수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은 “보궐선거 시기와 연계해 사퇴시기를 저울질했다면 진정성을 의심받았을 것”이라고 평했다.
 
김미영 경실련 정치입법팀장도“ 오 시장이 지난 연말 시의회 출석을 거부한 이후 사실상 서울시 행정은 공백상
태였다”며“ 즉각 사퇴가 시정공백을 줄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보궐선거를 치르면 국회의원 선거가 시장선거에 묻히게 돼 오히려 불리하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오 시장 사임과 관련, 행정 처리는 열흘 가량 기간이 소요된다. 서울시는 늦어도 추석 전에는 시장 대행 체제에 돌입, 10월 26일 보궐선거를 준비하게 된다.여야, 어떤 구도로 짜야할지 우왕좌왕 보권선거, 여론조사 한명숙·나경원 선두 유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정치적 의미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의 책임을 지고 오세훈 전 시장이 사퇴했을 때만 해도 야당의 우세가 점쳐졌다. 하지만 오 전 시장과 극단적인 대립각을 세우며 복지 논쟁을 펼치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지난해 지방선거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게 2억원을 줬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분위기는 여권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여야는 누굴 후보로 내세울지, 어떤 구도를 짜야 하는지를 놓고 우왕좌왕하며 민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지난 24일 주민투표가 부결된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여당에선 나경원 최고위원, 야당에선 한명숙 전총리가 단연 선두를 지키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둘다 여성이고, 인지도가 높다는 점에서‘ 빅매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들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달 25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야야후보 득표율을 분석하면 한나라당 후보가 24.0%, 민주당 후
보가 23.4% 지지정당이 없는 중도층의 지지 성향은 한나라당 9.5%, 민주당14.2%로 나타났다. 한명숙 전 총리와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선두권을 형성했고 그 뒤를 이어 추미애, 박영선 의원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매일경제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39.8%로, 36.1%를 기록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오차범위내(3.7%p)앞선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일보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달 27일 실시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한명숙 전 총리는 47.6%, 나경원 의원 28.6%를 얻어 19% 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여야 1대1구도로 치러질 경우 야권 단일후보일 경우 16.9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가 들어간 동남권에서도 한명숙 전 총리(44.9%)가 나경원 의원(36.6%)보다 앞선 것으로 나왔다. 한명숙 전 총리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80.6%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반면 나경원 의원은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67.7%의 지지율을 보였다.

물론 야권 단일후보를 전제로 한 응답이기 때문에 야권후보 단일화가 무산될 경우 상황은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한국일보는 보도했다.

작년 6.27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한명숙 후보(46.8%)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47.4%)에게 0.6% 포인트 차이로 패한 바있다.

선거 전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정당이 없는 중도층은 오세훈 후보 26.8%, 한명숙 후보 22.8%로 나타나 중도층 표가 승부를 갈랐다. 특히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중도층의 선택이 승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민심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구도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곽노현 교육감 금품 논란
‘야권과 진보진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금품 제공 논란이 10·26 재·보궐선거에 미칠 영향을 놓고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야의 공세가 며칠새 뒤바뀐 셈.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으로 10.26 재보선에서 서울시장 보선까지 치러야 하는 곤궁에 처했던 여당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금품 전달이라는 ‘호재’를 맞아 곽 교육감과 야당에 맹공을 펴며 10.26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곽 교육감이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나섰던 만큼, 이번 사태로 인한 야권과 진보진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곽노현 사태가 개인의 문제 넘어 대선을 앞둔 보수·진보 양대 세력간의 전선이 뒤바꿀 수 있는 정도의 사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야당이 주민투표라는 ‘전투’에서는 이겼지만 서울시장 보선으로 시작, 내년 총선·대선이라는 ‘전쟁’에서는 질 수도 있는 악재라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윤리적 도덕적 기대치가 높은 진보진영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10월 재보선에서 야권이 매우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서는 당장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당내 인사가 늘어났다. 한 중진의원은“ 정몽준 전 대표나 홍준표 대표도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공수역할이 바뀐 민주당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에서도 경계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핵심 당직자는 “곽 교육감 효과만 기대하고 있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참신하고 경쟁력있는 후보를 내세워 인물로 승부를 벌여야 한다”고 지적
했다.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을 같이 뽑는 상황이 올 경우 정책연대를 통한 자연스러운 러닝메이트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여당이 특히 이런 상황을 반기고 있다. 한 친이계 의원은 “시장과 교육감 선거가 패키지로 치러질 경우, 정책 이슈보다는 도덕성 문제가 더 크게 불거지면서 선거를 유리하게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민주당은 러닝메이트 형태로 선거를 치르는 데 큰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곽 교육감 사건으로 진보진영 전체의 이미지가 타격을 받았다는 판단에서다. 한 당직자는 “러닝메이트가 된 시장후보까지 이미지에 먹칠을 당할 수가 있다”
고 우려했다.
 
야권의 또 다른 고민은 마땅한 교육감 후보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손학규 대표 측근은“ 곽 교육감 사태로 떨어진 진보진영 이미지를 극복하고 표심을 끌어올 수 있는 인지도와 능력을 갖춘 후보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윤희웅 사회여론조사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봤듯 구청장은 바람에 넘어가도 서울시장 같은 광역자치단체장은 유권자들이 인물에 대해 역량, 무게감, 지도자로서의 비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라며“ 따라서 인물을 무시할 수 없다.
 
여야가 어떤 인물을 공천하느냐가 영항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여야 모두 인물이나 정책이 아닌 변수에 따른 선거공학적 접근에만 매달리면, 기대와 달리 상당히 어려운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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