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큼한 고양이들의 사생활...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길걸요

김지민 기자 | 기사입력 2022/08/01 [13:07]

앙큼한 고양이들의 사생활...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길걸요

김지민 | 입력 : 2022/08/01 [13:07]

[유레카매거진=김지민 기자]두 발로 걷는 고양이, 테이블에 둘려앉아 카드게임을 즐기는 고양이,제먹세 겨워 바이올린을 켜는 고양이..

 

고양이 화가루이스 웨인(1860~1939)이 그려낸 세상에서 고양이는 영락없이 사람 노릇을 한다. 웃고, 찡그리는 고양이들의 표정에는 생동감이 넘친다.

 

루이스웨인은 1860년 몰락한 영국 귀족 가문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23살에는 세간의 눈총에도 10살 연상의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렸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아내는 유방암 선고를 받았고, 그는 아내를 위해 어미를 잃은 새끼 고양이 피터를 반려묘로 삼아 고양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고양이 화가의 출발점이다.

 

그의 그림은 1886년 런던의 한 주간지 크리스마스 특집호에 실리며 빛을 보게 됐다. 제목은 고양이들의 크리스마스 파티’. 정장 11일 동안 그려낸 150여마리 고양이들은 루이스 웨인이 유명화가 반열에 오르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단숨에 이름을 알린 그는 1880년대 중반부터 1910년대 중반까지 무려 600점에 이르는 고양이 그림을 그렸다. 고양이가 그려진 그림엽서는 수백만 세트로 제작돼 유럽과 영어권 국가에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루이스웨인의 작품은 고양이를 해충취급했던 영국 빅토리아 시대 말기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고양이를 친근하게 묘사함으로써 반려동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감정을 숨기고 품위를 유지하는 게 미덕이었던 당시 영국에서 자유분방한 고양이들은 답답한 속을 뻥 뚫어주는 매력적인 존재였다.

 

작품 속 고양이들과 달리 루이스 웨인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아내는 2년여 유방암 투병 끝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 그림에만 몰두했을 뿐 순진한 성격 탓에 저작권 협의를 거치지 않아 소송을 거듭했으며, 수중에 쥐어진 돈은 적었다. 그런 와중에 가장으로서 평생 어머니와 결혼하지 않은 다섯 동생까지 부양해야 했다.

 

생활고와 가족부양의 압박감에 시달린 그는 안타깝게도 조현병으로 추정되는 정신병에 걸려 15년을 병원에서 보냈다. 모순적이게도 이때가 모든 부담에서 벗어나 마음껏 고양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유일한 시기였다고 전해진다. 평생을 고양이와 함께한 루이스웨인의 삶은 전기영화로도 제작돼 영국 배우 베내딕트 컴버재치 주연 으로 개봉된 바 있다.

 

그의 작품들을 지금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다.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문화홀에서 아시아 최초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영국 런던 베슬렘부지엄에서 온 원화 및 오리지널 판화를 비롯해 미디어아트 등 100여점이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는 82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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